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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양의 이슈/오늘의 이야기

‘스타일’ 주인공은 끝까지 김혜수? : 이지아가 묻혔다


내가 주말마다 즐겨보는 드라마 '스타일'
사실 이지아를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김혜수와 전체적인 것을 보고 보게 된 드라마다.
첫회를 보면 쭉 보게 되듯이..첫회에서 필이 꽂혔다고할까 ^^

근데 요즘 '스타일'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주인공 이지아보다 김혜수가 훨씬 이슈가 되고 박기자(김혜수 분)가 더 주인공처럼 느껴지는건
작가의 의도인지..흐름상 바뀐건지 ^^;

인터넷 기사를 보던중 나의 맘과도 너무도 잘 맞으나
(난 그에 맞는 글재주가 없기에 ㅠㅠ)내가 하지 못한 말들을 해준
훌륭한(?)기자분이 있어 글을 담아왔다.; (비겁한 변명이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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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드라마 '스타일' 주인공들 이용우,김혜수,이지아,류시원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SBS 드라마 ‘스타일’의 원래 주인공은 에디터 이서정을 연기하는 이지아다. 좌충우돌하며 실수 투성이의 신입기자 서정이 실력을 쌓아가면서 적응하고 성숙해지는 변화의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다. 시놉시스도 서정의 성장기라고 돼 있다.

편집장인 박기자(김혜수)는 서정에게 시련을 줘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멘토다. 주인공이 훈련을 통해 성장한다면 김혜수는 그 훈련소의 훈육주임격이다.
그런데 드라마는 종반부에 접어들어서도 이서정을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리는 데 다소 미흡했다. 이지아는 초반부터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질러대고, 진이 다 빠질 정도로 뛰어 다녔다. 덕분에 시청자도 진이 빠져버렸다. 이지아가 맡은 이서정은 전작인 ‘태왕사신기’ ‘베토벤 바이러스’와 캐릭터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새롭다는 느낌이 별로 나지 않았다.

서정 캐릭터에 애정이 별로 생기지 않자 화려하면서도 치열한 패션 매거진의 세계에서 자기만의 아이디어로 폐간 위기의 잡지를 살려내도 그만큼 극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깐깐하고 절제된 연기를 보여주며 스타일리시한 볼거리까지 주는 김혜수를 중심으로 끌고나갔다. 김혜수는 초반 강력한 임팩트를 남기고 빠지면서 바통을 넘겨줘야 하는데 바통을 받을 사람이 없어져버린 격이다.

김혜수 원톱으로 극을 끌고오다 보니 이야기 구조가 서우진(류시원)의 이복누나로 우진과 대립관계를 형성하는 손병이(나영희) 회장과 우진이 발행인으로 있는 ‘스타일’ 잡지에 자금을 지원하는 이방자(김용림 분) 회장 등 나이가 많고 김혜수 못지않게 강렬한 캐릭터가 극의 중심에 들어왔다. 대신 서정과 잡지사에서 함께 일하는 선배와 동료 캐릭터들의 미시적 일상사는 출연 분량보다 덜 부각됐다.

김혜수는 멋있어도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화려하고 승부근성이 강한 캐릭터로 끝까지 가기에는 부담이 있다. 나댄다는 느낌도 준다. 이런 캐릭터가 주연이 되면 주말 주시청층이라 할 수 있는 보수적인 40~50대 여성들이 크게 반기지 않는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종반 들어 김혜수의 캐릭터가 급속도로 약화됐다. 폐간 직전의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박기자는 자궁근종이라는 진단을 받고 동정을 받는 캐릭터로 변해버렸다.

‘스타일’에는 김민준(이용우)이라는 독특한 남자 캐릭터가 있다. 여자보다 감각이 더 섬세한 동성애자인 그는 포토그래퍼로 트렌드세터 내지 스타일리스트 같은 느낌을 준다. 김민준도 4각 러브라인 구도속에서 이상한(?) 캐릭터가 됐다. 이런 멋있는 캐릭터가 불쌍하게 보이는 아이러니는 캐릭터의 기능에 치중하면서 그 마음과 내면에 대한 조명이 부족했던 결과다.

박기자와 미묘한 멜로를 그리고 있는 서우진 역의 류시원은 오랜 기간 쌓인 샌님 이미지가 강해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도 까칠한 연기가 어울리지 않을 때가 있었다. 스타일을 바꾸면 안 어울리고 안 바꾸면 매번 똑같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중년으로 접어들면 캐릭터 선택과 변신을 잘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타일’은 볼거리가 많고 재미가 있는 드라마임에는 분명하다. 서양에서 건너온 칙릿(Chick-Lit) 드라마는 자체로도 매력이 있다. 조금 더 현실성을 갖춘 서사구조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더 살려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헤럴드경제)